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무척이나 긴 소설입니다. 그 긴 소설의 시작이 마들렌 과자라는 건 의미심장합니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는 순간 긴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지요.

맛의 감각은 독특합니다.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순간을, 다른 공간을 소환해내는 데 맛의 감각만큼 특출난 감각은 없지요. 에티오피아 골라의 데가&쿠루메를 마시는 순간 제게 상기된 계절은 봄입니다. 봄 중에서도 4월, 일찌감치 핀 봄꽃들과 이제 막 연녹색으로 물드는 숲이 어울리는 달이요.

생각하면, 에티오피아엔 이런 풍경이 없을 텐데,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된 커피 한 잔으로 이런 순간을 떠올릴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놀라운 일 아닌가요. 스페셜티 커피의 또다른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