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두, 이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엄청 길죠. 아직 스페셜티 커피의 이름은 통일성이 없습니다. 대개 원산지와 농장이름, 지역명, 가공방식이 뒤섞여 붙기 마련이지요. 200ml는 보다 체계적인 분류를 위해 기본적으로 ‘원산지 – 농장 이름 – 커피 품종 – 가공방식’의 순서를 따릅니다.

이 원두는 조금 예외입니다. 먼저 엘사르. 엘사르 델 사르세로라는 가공시설의 앞 단어만 땄습니다. 초기 마이크로밀의 선구자였던 리카르도 페레즈가 설립했죠. 본래 자신이 재배한 커피를 가공하기 위한 곳이었으나 페레즈의 열정과 독특한 맛을 빚어내는 실력으로 주변 농부들이 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웨스트 밸리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이들 중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졌습니다.

그다음 C. 알피사르. 카를로스 알피사르입니다. 이 원두를 재배한 농부의 이름이지요. 2007년 CoE에서 3위를 수상하며 일찌감치 스페셜티 커피 신에서 이름을 떨친 인물이지요. 이 둘이 만났으니, 도저히 원두의 이름에서 누구를 빼야할지 모르겠더군요. 해서 둘 다 넣었습니다.

원두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초기 교향곡을 닮았습니다. 한없이 밝고 찬란합니다. 자두의 산미와 복숭아의 단맛이 어우러져 음표처럼 뛰놉니다.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 때 즈음, 기지개를 펴듯 이 커피를 마시고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