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 커피를 지칭할 때 흔히 쓰는 이름이지요. 이는 에티오피아의 항구 ‘모카항’에서 비롯됐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수확된 커피 종자와 묘목이 모카항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니까요.

커피가 지닌 묘한 모순 중 하나가 커피 생산국치고 커피를 많이 마시는 나라가 드물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프리카의 케냐, 탄자니아 등에서는 커피보다 홍차를 더 즐겨 마시지요. 에티오피아는 ‘카리오몬’이라는 전통 커피 문화가 있을 만큼 일상적으로 커피를 즐깁니다. ‘카리오몬’은 손님 앞에서 바로 콩을 볶아 가루와 물을 넣어 끓인 것을 대접하는 것으로, 동양으로 치면 다도와 비슷합니다. 커피의 발상지답지요.

에티오피아의 커피가 지닌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수세식 가공보다 네추럴 가공이 훨씬 많다는 점입니다. 수세식 가공은 물로 씻어내기에 깔끔하고 향미의 밸런스가 좋은 반면 자연에서 건조하는 내추럴 가공은 복합적인 향미가 특징입니다. 다만 충분히 건조하지 않으면 체리 생두가 상하기도 하고 덜 익은 커피체리를 가려내는 과정이 없기에 결점두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볼렌소 워킹스테이션에서 정제한 이 원두는 에티오피아 커피의 이런 특징이 아주 살 알아있습니다. 드립백을 뜯는 순간 풍겨오는 향이 전형적인 네추럴 가공의 원두가 내는 향입니다. 잘 말린 과일향이 나지요. 오렌지와 딸기, 블루베리의 맛을 차례로 거친 뒤엔 시큼한 자두향이 반짝, 하고 빛납니다. 한 번 빠져들면 에티오피아 커피만 고집하게 되는, 묘한 매력의 커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