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붐이 일기 전부터 이미 그 독특한 향과 좋은 품질로 전세계의 커피애호가들에게 오래 사랑을 받아온 커피입니다. 케냐에서 커피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 영국의 식민지 시절입니다. 케냐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을 때, 지금 보면 선경지명으로 보일 만큼 케냐의 선택은 현명했습니다. 커피 관련 연구소를 세우고 커피 가공방식과 품종에 대한 연구를 일찌감치 시작했으니까요. 이와 더불어 케냐의 커피업계가 도입한 경매 시스템은 투명성을 높여주어 전세계 커피 바이어들에게 신뢰감을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1980년대 케냐의 전체 수출액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비율이 40%를 웃돌 정도로 많은 양을 생산했죠.

이후 중산층의 확대로 인한 농경지 감소 등 여러 이유로 커피 생산량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약 70만 세대의 소규모 농가가 커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커피 나무의 뿌리를 뽑거나 훼손시키는 것이 불법일 만큼 국가 차원에서 커피를 소중히 관리하고 있고요.

아이히더는 케냐의 북동부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케냐산과 아바디아 산맥 사이에 있으며 이 일대 전체가 커피를 재배하죠. SL28과 SL34는 케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품종입니다. SL은 케냐 나이로비에 있었던 ‘스코트 레버러토리’의 약자. SL28과 SL34는 1935년에서 1939년 사이 이 연구소에서 선발된 버번종 중 하나죠. 향미가 뛰어나고 잠재력이 풍부해 그 이후 현재까지도 케냐 커피의 주품종으로 제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아이히더의 SL28/SL34 AA Plus는 사려 깊은 중년을 닮았습니다. 진한 다크초콜릿의 향미 뒤에 마치 다음 모금을 예비하듯 옅은 산미의 홍차를 닮은 바디감으로 그 진한 맛을 지워내죠. 그래서 매 모금이 새롭습니다. 일하면서 마시기에 딱 좋은 스페셜티 커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