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페레이라 가문, 기억나시나요? No. 100016 브라질 산타 이네스 옐로우 버번 때 한 번 말씀드렸던 커피 명문가입니다. 전통의 커피 맛 98%에 딱 2% 정도만 자기 색깔을 더하는, 아주 영리한 방식으로 원두를 생산하죠. 이번 원두 역시 이 가문에서 생산한 원두로, 스타벅스 리저브 원두로 출시됐을 만큼 대중적인 맛의 스페셜티 커피입니다.

어쩌면 이 2%의 특별함은 펄프드 내추럴이라는 가공방식에서 온 걸지도 모릅니다. 보통 우리가 원두라 부르는 종자는 커피체리 속에 있습니다. 외피와 종자 사이엔 차례로 과육, 파치먼트, 실버스킨이 있죠. 이것들을 제거해야 비로소 생두로 출하할 수 있는데,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가공 방식은 워시드(수세식) 가공입니다. 먼저 따온 커피체리를 펄퍼(과육제거기)에 넣어 파치먼트 상태로 만듭니다. 파치먼트에는 점액질이 붙어 있는데 수조에 담가 자연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점액질을 벗겨냅니다. 물을 많이 사용하지만 깔끔한 향미를 자랑합니다.

이에 반대되는 가공이 내추럴(비수세식) 가공입니다. 수확한 커피체리를 건조대에서 건조시킨 뒤 과육과 파치먼트를 한꺼번에 탈각합니다. 건조의 기간이 길기에 이 시간 동안 과육과 파치먼트의 맛이 생두에 배어나옵니다. 그만큼 충분한 바디감과 복합적인 향미를 지니죠. 다만 충분히 건조하지 않을 시 미생물 등에 의해 콩이 상하기에 워시드처럼 깔끔한 맛은 나지 않습니다.

이번 원두에서 사용한 펄프드 내추럴은 이 둘을 조합한 방식입니다. 먼저 수조에 담가 덜 익은 커피체리를 걸러내고 펄퍼로 과육을 벗겨내죠. 그리고 다시 수조에 담그는 대신 점액질이 붙은 파치먼트 상태에서 자연 건조 시킵니다. 이미 잘 익은 커피체리만 골라냈기에 내추럴보다 품질이 고릅니다. 이 방식은 ‘허니’ 가공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원두의 2% 특별함은 스파이시함입니다. 견과류의 고소함과 황설탕의 단맛을 이 스파이시함이 눌러주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비 오는 날, 창밖으로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마시기에 참 어울리는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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