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l의 헤드로스터가 특히 사랑하는 에티오피아 커피. 커피나무를 재배하기에 완벽에 가까운 해발고도(1400-2000m)를 가진 나라, 농장의 95%가 유기농에 가까운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는 나라. 첫 번째 블랙라벨 커피로서 에티오피아 커피가 선별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에티오피아 커피가 로스터들에게 인기가 많은 건 에티오피아 커피 원두의 잠재력 때문입니다. 커피 맛의 발현은 로스팅 때 대부분 이루어집니다. 좋지 않은 원두의 경우 약하게 볶으면 풋내나 콩비린내 같은 안 좋은 향이, 지나치게 볶으면 숯의 탄내가 강해지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커머셜 커피의 경우 강한 로스팅으로 쓴 맛을 주로 강조하게 됩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커피 원두는 각 로스팅 포인트마다 부정적인 향미 없이 맛과 특징이 또렷한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로 제일 유명한 지역은 예가체프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지역이 시다모입니다. 사실 에티오피아 커피를 분류할 때 오랜 기간 1937년 니그라라는 브라질인이 분류한 방식을 썼는데, 이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커피는 크게 네 개, 하라, 레켐티, 짐마, 시다모로 나뉘었죠. 예가체프가 추가된 건 1990년대의 일입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난세보 커피는 시다모 지역의 난세보 조합이 생산한 원두입니다. 예가체프가 유명해진 탓에 ‘커피의 귀부인’이란 별명을 빼앗기긴 했지만, 시다모 커피 역시 커피의 귀부인이라 불릴 만합니다. 드립백을 뜯는 순간 단순히 고소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달면서도 깊은 향이 코끝에 와 닿습니다. 한 모금 마시면 브라운슈가의 달달함 속에 다크체리의 기운이 느껴지죠. 생크림 케이크의 데코로 자주 쓰이는 그 다크체리요. 사라질 때의 여운은 캐모마일 허브차를 닮아 있습니다. 이 각각의 맛이 기승전결처럼 입 안에서 부드럽게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