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목화와 야자유, 고무가 많이 나는 아프리카 중부의 아름다운 나라. 그러나 계속되는 콩고 내전으로 나라의 상황은 어렵습니다. 1인당 GDP는 500달러에 미치지 못하며, 빈곤 지수 역시 높습니다.

콩고 북동부에 위치한 주 키부는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에 접해 있습니다. ‘천 개의 언덕’이라 불리는 해발고도 1,459미터 고원에 키부 호수가 키부 주민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호수변에 서면 맞은편 호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호수이지요. 이곳에서 틸라피아, 잠바자 등 물고기를 잡아 주민들은 삶을 꾸려 나갑니다. 장도 호숫가에서 열리고 아이들은 수영하며 놀지요. 그러나 이 호수는 동시에 거대한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2002년 인근 니라공고 화산이 폭발하며 12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습니다. 용암이 키부 호수로 흘러들며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죠.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키부 주민들에게 남은 희망 중 하나입니다. 본래 이 지역은 내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아라비카종은 물론 로부스타종까지 2억3800만 파운드의 커피를 생산해 왔었죠. 그러나 지난 2018/18 수확철엔 불과 4480만 파운드의 커피만 생산해냈습니다. 이 적은 생산량도 콩고가 아닌 이웃나라 우간다로 밀수출해 해외 판로를 뚫어야 했습니다. 그만큼 제가격을 받기 어려웠죠.

그러나 2014년 CKK(카와 카부야 커피협회)가 설립된 이후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유럽과 미국 커피빈 바이어 등이 CKK와 직접 매매 계약을 맺고 운송이 용이하도록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콩고 키부 SL28은 그렇게 수출되기 시작한 원두 중 하나입니다.

이 원두는 겉은 부드럽고 속은 새콤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 모금은 실크처럼 부드러우나 은은한 레몬의 산미가 잔잔히 퍼집니다. 온도가 식어갈 때 밀키한 느낌 대신 오렌지 주스 같은 상큼한 맛이 먼저 혀를 반기고 여운으로 자몽의 향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