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애청한다면 나르코스를 아시겠죠.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일대기를 다룬 미국 드라마입니다. 그는 콜롬비아 출신입니다.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콜롬비아의 이미지는 대개 부정적입니다. 마약,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내전… 미드 나르코스는 험준한 산맥 곳곳에 숨겨진 코카인 제작소나 대마밭을 콜롬비아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각인시켰습니다.

그러나 콜롬비아는 커피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브라질, 베트남에 이어 세계 세 번째 커피 생산국이지요.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커피 관련 단체는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 협회 FNC(Federacion Nacional de Cafeteros de Colombia). FNC의 풀명칭 중 ‘Cafetero’란 단어가 보이시나요? 네,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를 카페테로라 부릅니다. 588개의 도시에서 56만 명이 커피를 재배하는 나라가 콜롬비아입니다.

1927년 설립된 FNC는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농업 관련 NGO이자 커피 수출 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활동력은 엄청나서, 한국어로 된 홈페이지도 있습니다(cafedecolombia.kr). 로부스타 품종 재배 금지, 스크린 사이즈 13이하 생두는 수출 금지 등 FNC는 수출되는 콜롬비아 커피 원두를 철저히 관리해서 지속적으로 콜롬비아 커피의 브랜딩에 힘써오고 있습니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할아버지처럼 후안 발데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홍보에 활용하는 게 꽤 흥미롭습니다.

콜롬비아의 커피 생산 지역은 크게 북부, 중부, 남부로 나뉩니다. 라 수이사 농장은 중부 지방의 안티오키아라는 지역에 위치해있죠. 라 수이사의 카페테로 카를로스 아르투로 아돌프 가르시아는 꽤나 모험적인 성격의 인물입니다. 11헥타르의 농장에서 게이샤, 우시우시, 타비 등 독특한 품종들을 재배하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소개하는 원두는 카투라 품종입니다. 레드 버번의 돌연변이 품종으로 키가 작은 녀석이지요. 라 수이사 농장의 카투라는 어쩐지 고집 센 아이를 닮았습니다. 첫맛이 뭔가 단단한 맛이지요. 아몬드시럽처럼 고소하면서도 진한 단맛이 입안을 메웁니다. 한모금 두모금이 지나고 커피의 절반쯤 마셨을 때, 꼭 단답형의 문답을 몇 번 주고받고서야 슬슬 속마음을 내비치는 소년처럼 라 수이사 카투라는 청사과의 풋풋한 산미를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