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애호가들에게 에티오피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은 예가체프입니다. 핸드드립 커피를 한두 번 카페에서 시켜본 이들도 에티오피아의 수도는 몰라도 예가체프만은 알지요. “호수가 많은 땅”이라는 뜻의 예가체프는 에티오피아의 서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커피 원두는 흔히 ‘커피의 귀부인’이라 불립니다. 개성이 강해 도도한 듯한 맛의 원두가 귀부인을 닮은 느낌이지요.

코케는 예가체프 지역에서 소농들이 모여 만든 커피 협동조합 중 한 곳입니다. 1975년 설립돼 현재는 1,000명이 넘는 조합원이 커피를 재배합니다. 다들 수 세대에 걸쳐 커피를 재배해 왔지요. 이들의 전문성은 독특한 가공방식인 허니 프로세싱에서 빛을 발합니다. 커피체리에서 과육은 제거하되 점액질을 남긴 상태에서 건조하는 거지요. (가장 흔한 방식은 체리에서 과육과 점액질 모두 제거하고 생두에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점액질이 묻어 있기에 자칫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 섬세함이 필요해요. 잘만 가공된다면 과일향이 풍부한 원두가 탄생하지요. 이 원두로 코케 조합은 SCAA(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2010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어요.

드립 커피를 접해본 경험이 적다면, 첫모금에 ‘이게 뭐야’ 할지도 몰라요. 우리가 아는 커피 특유의 쓴맛은 온데간데 없고 신맛이 전면에 나선 느낌이거든요. (커피의 귀부인! 괜히 붙은 별명이 아니랍니다.) 두 번째 모금은 혀를 굴리며 좀더 천천히, 음미해보세요. 파릇한 청사과의 향미가 코끝에 느껴지면서 블루베리를 닮은 산미가 느껴지지 않나요? 톡톡 쏘는 신맛뒤엔 바닐라 같은 달콤함이 입안에 감돌아요.

에티오피아 코케 허니 G1은 200ml가 샘플로 보내는 첫 원두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익숙한 커피 맛에서 벗어난 새로운 탐험의 느낌이랄까, 어쩐지 설렘을 줄 수 있을 원두 같아서요. 한 번 맛들이면 헤어나올 수 없는 커피의 신세계, 이제 시작입니다.

PS. 아 참, G1은 뭐냐고요? G는 ‘Grade(등급)’의 약자로 결점두(흠이 있는 원두)의 개수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 300g 원두에 결점두가 0~3개일 경우 G1, 4~12개일 경우 G2인 식이지요. 당연히 200ml의 원두는 G1입니다. ^^